커다란 인형 탈을 쓴 ‘수명문’의 살수. 싸움이 벌어지면 손에 든 딸랑북을 흔들어 동료의 기세를 북돋우고, 북소리에 맞춰 뛰며 웃는다. 그 웃음소리는 공허하고 일그러져, 마치 어떤 사악한 존재를 향해 환호하며 기도를 올리는 듯하다.
‘수명’에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딸랑북은 옛날에는 제사에 쓰던 기물이었으나 훗날 아이들의 장난감이 되었다. 이 살수들은 아이의 마음이 순수해 신령과 가장 쉽게 통하며, 북에 깃든 신묘한 힘을 일깨워 자신들을 지켜 줄 수 있다고 굳게 믿었다. 그래서 오랫동안 약을 먹어 가며 몸과 정신을 아이처럼 퇴행시키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 뒤로 그들의 딸랑북에는 정말로 기이한 힘이 깃들었다. 하지만 정작 자신들은 몸이 허약해져 싸움에 서툴러졌고, 몸을 지키는 방법이라고는 막무가내로 머리를 들이받고 허겁지겁 달아나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