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곡호 동쪽 섬에 숨어 있는 궁수. 이미 부상을 입었지만 활과 검 모두 뛰어난 실력을 지니고 있다. 움직일 때는 빠르고 날렵하며, 멈춰 서면 쉽게 흔들리지 않는 기세를 보인다.
하지만 그의 몸은 이미 정체불명의 힘에 잠식되어 있다. 활과 몸 곳곳에는 붉은 눈들이 자라났고, 이제는 시위를 당길 필요조차 없다. 의지만으로 여러 줄기의 핏빛 광선을 쏘아 낼 수 있다.
그는 본래 ‘우궁문’의 고수였다. 한때 큰 뜻을 품고 천하를 떠돌며 괴면을 토벌했다.
그러나 대영으로 돌아왔을 때, 동료들은 이미 용체 개조로 얼굴과 성격이 크게 변해 있었다. 심지어 그에게까지 같은 개조를 받으라고 강요했다.
그는 목숨을 걸고 포위망을 뚫은 뒤 황행자를 찾아다녔다. 모든 일의 진실을 직접 확인하고 싶었고, 필요하다면 목숨을 걸어서라도 그를 막을 생각이었다.
이처럼 살기와 광기로 뒤덮인 무림은,
자신이 딸에게 약속했던 미래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용체 개조는 피했지만, 이무림 깊은 곳에 숨어 있던 또 다른 존재까지 피할 수는 없었다.
이미 오래전부터 활에 숨어 있던 ‘적목’은 그의 혈맥 속 힘을 노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중상을 입어 약해진 틈을 타, 마침내 몸속 깊숙이 파고들었다.
그는 마지막 남은 힘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다.
자신의 뜻을 맡길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면서,동시에 자신을 끝내 줄 사람 역시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