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상을 입어 옷과 갑옷이 찢어질 때 살갗도 함께 갈라졌으나, 만신창이의 몸은 쓰러지지 않았다. 피안개 속에서 추명의 등 뒤로 강철 팔 두 개가 뻗어 나와 서늘한 빛을 띤 사슬낫 한 쌍을 더 움켜쥐었다. 네 팔은 예측할 수 없이 접혔다 펴지고, 낫 끝은 땅을 뒤흔들며 기류를 일으킨다. 물러서는 와중에도 뒤로 낫을 휘둘러 목숨을 앗아 간다.
이것이 '조직'의 귀차에게 살기 개조를 가한 비범한 결과물이다. 기괴한 개조를 거치고도 새 명주의 명령을 충실히 따르는 괴물을 만들어 낸 것이다.
추명은 깨닫지 못했다. 머릿속에서는 살육을 갈구하는 외침이 끊이지 않았고, 괴면과 정파를 마음껏 도륙해도 채워지지 않았다. 그는 이번 먹잇감 탓이라 여겼다. 그 '혼 나리'는 어느 먹잇감보다 까다로우니, 사냥의 즐거움 또한 더 클 터였다. 하지만 그 자신 또한 욕망의 먹잇감이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