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덜너덜한 군복을 걸친 광녀. 긴 창을 들고 돌진해 오는 일이 잦다. 쳐내고 얽어 막고 찌르고 치켜올리는 초식 하나하나가 매섭고 빨라, 아직 정파 창법의 흔적이 엿보인다.
그녀들은 한때 제 몸을 지키고자 정파를 따라 무예를 익혔다. 그러나 창법을 가르치고 끝까지 지켜 주겠다고 맹세했던 이들은, 어느 날 ‘새로운 법문’을 두고 군영의 동도들과 뒤엉켜 서로를 죽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싸움에서 이겼으나 얼굴도 이성도 잃고, 괴면과 다를 바 없는 존재로 전락했다……
그녀들 역시 그 살기 개조대에 몸을 눕히는 것 외에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 한때 자신들을 지켜 주었던 이들을 어떻게 막아 내야 할지, 이 미쳐 버린 세상에 어떻게 맞서야 할지 알 수 없었다.